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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1/12 01:55

지난 월,화,수 이렇게 2박 3일동안 동천학교 목적 캠프로 사회봉사 다녀왔습니다.

학교 다니는 동안 4학점까지 이수할 수 있어서 이번이 대학생일때 하는 마지막 사회봉사가 되겠네요.

동천학교는 지체 부자유 장애인들이 다니는 학교 입니다.

목적 캠프는 학생들이 혼자서 여러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고자 하는 캠프 입니다만

학생들의 특성상 캠프를 갈 때는 손이 많이 필요해 학교별 프로그램을 통한 자원봉사를 받고 있죠.

제가 맡은 조는 장애정도가 비교적 심한 학생들이 많았고,

봉사자가 두명인데 나머지 한명이 첫날 오지 않아 처음에 좀 힘들었습니다.

지금까지는 이런 학생들을 티비나 영화속에서만 봤지, 실제로 접한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처음엔 거부감도 조금 들었고, 애들이 돌발행동을 할때면 어쩔줄 몰라하며 당황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거부감은 사라지고 순수한 아이들에게 정도 많이 든것 같네요.



눈 썰매장에서 신나하며 나를 끌고 또 타자고 자꾸만 재촉하던 동욱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앉으려고 하고, 자꾸만 몸을 이리 저리 흔들던 지훈이,

이틀 동안 잠들지 않고 이래저래 선생님들을 고생시키며, 먹는것에는 아주 민첩한 행동을 보이던 상우,

버스로 이동중 꼭 한 번씩 가방을 메고 내릴려고 했던 형관이,

자꾸 약, 밥, 고기, 신라면을 번갈아 말하며 먹는것이라면 사족을 못쓰던 대운이,

다른 조 아이들이 손을 잡으면 어김없이 따라가 버려 자주 사라졌던 병우,

아이들을 통솔하는데 이래저리 많이 도와줬던 선영이와 병화..



2박 3일의 캠프 기간 동안 함께 하며 마치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가 된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피곤해서 저녁도 안먹고 잠들어 미친듯이 다음날까지 자다 일어나, 멍~한 기분으로 치과에 가는 지하철 안에서

사람들을 보고 있자니 애들 생각이 나더군요. 조금 다를 뿐인데..

캠프 중 간간히 소리를 지르고 온몸을 이리저리 흔들며 눈물까지 흘리던 상우를 보니

영화 '오아시스'에서 오해로 감옥에 가게 된 종두(설경구)를 보며, 그게 아니라고 말하고 싶지만

표현하지 못해 갑갑해 하는 공주(문소리)의 모습이 생각났습니다.

저는 지금도 상우가 무엇때문에 그토록 화나고 슬퍼했는지 모릅니다.

앞으로도 알 수 없을것 같습니다.

하지만, '오아시스'의 종두 처럼 조금 열린 마음으로 그들을 바라본다면 조금이라도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요?



PS.어쨌든, 저의 2007년 동안 잊지못할 사건중에 하나로 이 캠프가 올라가겠네요~ :)

카메라를 꼭 들고가고 싶었지만, 찍을 여유가 없을거 같아서 안들고 갔고 역시나 그랬습니다.

그래도 아쉬워 핸드폰으로 몇장 찍긴 했지만 이래저래 많이 아쉽네요 ㅠ

땅굴과 노동당사는 꼭 한번 가보고 싶었던 곳인데 :(

<뭐 그래도 웹용으론 볼만 하네요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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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1/12 01:55 2007/01/12 0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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