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IBM에 근무하시는 첫째 삼촌은 나를 볼때마다 책을 주신다.
지난 추석 기차표를 갔다드렸을때도 삼촌께서 책을 한권 사주셨는데, 바로 이책.
읽고 있던 책이 있긴 했지만 먼저 읽었다.(추석연휴 바로 전이라 시간도 많았고..)
책을 읽은지는 꽤 됐지만, 이제 생각이 나서 포스팅...
책을 읽고 든 느낌은 고등학교 1학년때 열역학 제 2법칙인
'엔트로피'에 관한 책을 읽었을 때와 매우 비슷했다.
(읽은지 너무 오래되서 책 제목은 생각이 나지 않지만..)
엔트로피는 외부에서 힘이나 에너지가 가해지지 않는한 항상 증가하는 방향으로 변하고
세계화는 전쟁같은 사건이 있지 않은 이상 계속, 그리고 더 빨리 진행될거라는 점에서,
엔트로피와 세계화 모두 거스를 수 없는 법칙이라는 점에서도 매우 흡사하다.
그리고 두 법칙 모두 시간이 흐를수록 변화의 속도가 더 빨리는 점까지도...
사실, 한창 꿈과 희망을 가져야할 나이에 엔트로피에 관한 책은 다소 충격적이었다.
자세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엔트로피는 무조건 증가하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라는 조금은
비극적인(?) 내용이었고, 책 마지막에는 그래도 희망을 가지자~ 라는 조금은 황당한 내용이었다.
(물론 내가 받아들이기에 그랬다는거지 사실 책의 요지는 그것이 아니다..)
이 책 또한 거스를 수 없는(!!) 세계화의 흐름에 대해서 말 하고 있다.
많은 부분에서 미국에서 인도로 이루어지고 있는 여러 분야의 아웃소싱, 그리고 우리의 삶에 미치는 영향들.
하지만 작가는 이를 비관적으로만 보지 않는다.
이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며, 이에 대처하기 위해서 선진국은 더욱 고급인력을 양성해야 하고
상대적으로 기술이 필요하지 않은 부분은 중국이나 인도로 아웃소싱되거나 넘어갈 것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대량생산이나 저급기술같은 것들은 포기하고 고급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하고 있다.
저자가 걱정하고 있는 것은 미국 학생들의 이공계 대학 진학률이다.
고급 기술을 개발하고, 계속 앞서나가기 위해서 필수적으로 필요한 것은 고급 기술 인력인데, 인도, 중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매우 낮은 이공계로의 진학률(30%초중반이라고 나온다)이 큰 문제가 될 것이라는 것이 요지인데,
문제는 우리나라의 이공계 대학 진학률도 이와 별 다를바가 없다는 것.
따로 찾아보지는 않았지만, 저자가 말하는 한국의 이공계 진학률도 33% 정도로 미국의 그것과 다를바가 없다.
'사농공상'이라고 옛날부터 이어온 우리나라의 기술자에 대한 자세는 지금도 크게 바뀌지는 않은 듯 하다.
군대에 있으면서 미군애들이 내 전공을 물어보고나서 항상
'너 돈 정말 많이 벌겠구나?'라는 말을 하면
난 항상 '한국에선 꼭 그렇진 않지'라는 말을 했었다.
이공계 기피현상, 외국으로의 기술 유출 시도 들..
사실 빨리 해결해야 하는 문제이고 일어나선 안될 일들이지만, 왠지 이해가 되는 건 뭘까...
나름대로 성공한 엔지니어들 조차 자신의 아들 딸 만은 엔지니어로 키우고 싶지 않다(!)라고 말하는 현실이니까.
매일 아침 가젤은 깨어난다.
가젤은 가장 빠른 사자보다 더 빨리 달리지 않으면 잡아먹힌다는 것을 안다.
매일 아침 사자도 깨어난다.
사자는 가장 느린 가젤보다 더 빨리 달리지 못하면 굶어죽는다는 것을 안다.
당신이 사자냐 가젤이냐 하는 것은 문제가 아니다.
해가 뜨면, 당신은 뛰어야 한다.
-세계는 평평하다(Tomas L. Friedman)중 나오는 아프리카 속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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