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과 더불어 라스베가스는 결혼이 쉽다는 것으로도 유명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 만큼 라스베가스에는 결혼식을 위한 예배당(Wedding Chaple)이 많습니다. 외곽지역을 거닐다 보면 행진곡과 함께 결혼식을 올리고 있는 커플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어요.
<결혼식만 하면 40달러부터 시작이네요. 정말 싸죠??>
결혼이 쉽다는 것을 꼭 나쁘게 볼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사정상 조촐하고 간편하게 식을 치르고 싶어하는 커플들도 있는 것 처럼 각자의 사정이있는 것이니까요. 하지만 문제는 결혼의 상품화 입니다.
미국에는 많은 패스트 푸드점들이 Drive-in 서비스를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하는 곳이 있는지는 정확히 모르겠네요..) 많이들 알고 계시는 대로 차에서 내리는 불편함 없이 주문하고 바로 가지고 가도록 하는 서비스가 바로 Drive-in 서비스 입니다. 베가스에서 보고 황당했던 것 중 하나가 바로 이 Wedding Drive Thru서비스 입니다. 사실 식 자체가 이렇게 이루어 지지는 않겠지만 이 정도로 상품화를 시켰다는 것 자체가 경악스럽다는 느낌이었으니까요.
<결혼식 사회를 볼 때 의래 사용되는 오프닝 맨트인, 성스런 결혼식이 패스트 푸드와 동급이 되어버렸군요..>
라스베가스에서 마지막 3일간 묶었던 호텔은 Strip의 끝자락에 있었습니다. 싼 호텔들과 모텔들이 몰려있는 곳이라 밤에는 좀 위험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는 곳이었습니다. (물론 큰길가라 그런 위험은 덜하겠지만...) 호텔을 옮겨 체크인을 마치고 피곤해서 침대에 누워있었는데 얼마 있지 않아 웨딩 세레모니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역시 라스베가스에서 결혼식을 많이 하긴 하는구나)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들리는 사이렌 소리
(누가 총에 맞았나?)
뒤이어 들리는 웨딩 세레모니
(또 누가 결혼을 하는군)
또 뒤이어 들리는 사이렌 소리..
(이번엔 누가 술마시고 사고라도 친걸까? 대낮인데)
2~3분거리에 있던 식료품점 앞을 지나갈 때 보이는 엠뷸런스와 경찰차. 총기가 합법화되어 있는 국가인 만큼 아무래도 총기강도 사건이 자연스럽게 오버랩 되기 마련입니다.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들리는 사이렌 소리
(누가 총에 맞았나?)
뒤이어 들리는 웨딩 세레모니
(또 누가 결혼을 하는군)
또 뒤이어 들리는 사이렌 소리..
(이번엔 누가 술마시고 사고라도 친걸까? 대낮인데)
그리고 도박.
Gambling은 라스베가스의 주 수입원이고, 많은 관광객들이 오는 이유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라스베가스를 떠나 솔트 레이크 씨티로 이동하는 날이었습니다. 새벽 5시반에 출발 예정인 Greyhound 버스를 타러 일찍 체크아웃을 하고 터미널로 가기 위해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시간이 새벽 3시~4시쯤 되다보니 거리는 깜깜하고 사람도 없는게 당연하겠죠.
버스는 안오는데 멀리서 사람이 걸어옵니다.
모자쓰고 후드티 입고 걸어오는걸 보니 왠지 모르게 불안한 마음이 3g생기기 시작하고, 그냥 쌩까고 있을까.. 인사라도 할까.. 강도는 아니겠지?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경계를 했더랍니다.
아무래도 총기소지가 허가된 나라이고, 이런저런 사건 사고를 보고 나면 누구라도 이런 생각을 하겠죠.
시간도 시간인지라 그 녀석도 저를 살짝 경계하는 눈초리였고, 결국 서로 What's up이라고 인사를 하며 지나갔습니다.
기다렸다 탄 버스는 불과 몇시간 전과 180도 다른 모습입니다. 관광객들이 사라진 버스안에는 노숙자들과 밤새서 도박을 하고 돈을 잃고 지쳐 잠든 사람들만이 남아있었습니다.
도박에 지쳐 버스안에서 잠들어 버린 사람들, 그리고 노숙자들의 오랬동안 씻지 않아서 나는 냄새..
You Can Do Everything이라는 네바다 주의 슬로건 처럼 해가지고 네온사인이 켜지면 라스베가스 에서는 무엇이라도 할 수 있을 것 처럼 모두가 화려한 쇼와 도박에 빠져들지만, 쇼 타임이 끝나고 네온사인이 꺼진 라스베가스에는 허무함과 공허함만 남아있는 것 같습니다...